대한민국 대표 여름 축제인 ‘보령머드축제’가 제29회를 맞아 또 한 번 서해안의 푸른 바다와 백사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998년 지역 특산품인 머드 화장품을 홍보하기 위한 소박한 지역 행사로 출발했던 보령머드축제는, 이제 매년 수백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간판 축제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인종과 언어, 국적을 초월해 남녀노소가 머드를 뒤집어쓰고 함께 어우러지는 광경은 보령머드축제가 가진 독보적인 역동성과 유일무이한 매력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성숙기에 접어든 보령머드축제가 단순한 ‘국내 대표 축제’를 넘어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스페인의 토마티나(토마토 축제), 옥토버페스트와 같은 ‘세계 5대 축제’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기존의 성공 방정식에 안주하지 않는 대담한 변화와 질적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축제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체류형 관광 생태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보령머드축제는 그동안 훌륭한 낮 시간대 체험 프로그램과 화려한 K-POP 콘서트 등을 선보여왔지만, 여전히 상당수 방문객이 당일치기나 단기 방문에 그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축제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지속가능한 지역 경제의 동력이 되려면 야간 콘텐츠 강화는 물론, 보령의 해양 레저, 주변 섬 관광, 충남의 역사·문화 자원과 연계된 융복합 관광 인프라가 촘촘히 연결되어야 한다. 관광객이 며칠씩 머물며 축제와 지역 전체를 깊이 있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글로벌화의 첫걸음이다.
둘째, ‘친환경과 해양 힐링’이라는 시대적 트렌드를 담아내는 스토리가 강화되어야 한다. 오늘날 세계 관광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웰니스(Wellness)’와 ‘지속가능성’이다. 보령의 천연 머드가 가진 피부 미용과 치유의 가치는 일탈적 유희를 넘어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현대인들에게 강력한 셀링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머드 뷰티케어, 웰니스 케어 등 친환경 힐링 스토리를 한층 정교하게 브랜드화하고, 축제 운영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며 해양 생태계를 보존하는 ‘ESG 축제’의 모범을 제시할 때 글로벌 관광객들에게 보다 깊은 감동과 당위성을 줄 수 있다.
셋째, 글로벌 홍보 마케팅과 수용 태세의 디지털 전환(DX)이다. 글로벌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예비 관광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 기반의 마케팅이 필수적이다. AI 기반의 다국어 안내 시스템, 스마트 예약 및 결제 시스템 구축은 물론, 글로벌 인플루언서와 해외 언론을 활용한 국가별 맞춤형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나아가 축제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언어나 숙박, 교통에서 단 하나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수용 인프라를 한 단계 격상시켜야 한다.
제29회를 맞아 서해안의 열기를 이끌고 있는 보령머드축제는 이미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훌륭한 자산과 잠재력을 검증받았다. 이제는 단순한 ‘머드 놀이장’을 넘어, 전 세계인이 갈망하는 ‘글로벌 해양 웰니스 축제’로 대전환을 이뤄내야 할 때다. 충남도와 보령시, 그리고 지역 주민과 축제 관계자들이 지혜를 모아 차별화된 스토리와 고품격 인프라를 더해간다면, 보령머드축제는 멀지 않은 미래에 세계인이 반드시 버킷리스트에 담는 진정한 ‘세계적인 축제’로 우뚝 설 것이다.